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進撃の巨人, Attack on Titan)’은 이사야마 하지메(諫山創)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며, 2013년 애니메이션으로 첫 방영된 이후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작품입니다. 인간과 거인의 전투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 이야기는, 시간이 갈수록 정치, 인종, 자유와 억압, 선과 악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깊이를 더해왔습니다. 특히 시즌이 거듭될수록 세계관이 확장되고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입장이 복잡하게 얽히며, 단순한 액션물 이상의 사회적·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주요 등장인물 소개
엘런 예거는 본 작품의 주인공으로, 벽 밖의 세계를 동경하며 자란 소년입니다. 어릴 적 어머니를 거인에게 잃은 후 강한 복수심을 가지며, 후에 조사병단에 입단합니다. 그는 ‘진격의 거인’의 힘을 지니게 되면서 이야기를 이끄는 핵심 인물로 떠오릅니다. 시리즈 후반으로 갈수록 엘런의 행동은 단순한 주인공을 넘어서 인류의 운명을 가를 존재로 변모하며, 많은 철학적 질문을 제기합니다.
미카사 아커만은 엘런의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이자 보호자 같은 존재입니다. 아커만 가문 특유의 전투 능력으로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 평가받으며, 엘런을 지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 여깁니다. 그러나 후반부에서는 엘런의 변화에 대한 갈등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아르민 알레르토는 엘런의 또 다른 친구로, 지능과 전략적인 사고에 뛰어난 인물입니다. 몸은 약하지만 머리는 누구보다 뛰어나며, 나중에는 ‘초대형 거인’의 능력을 계승하게 되어 전황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는 인류의 평화를 진심으로 바라며, 마지막까지 고민과 선택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리바이 아커만은 ‘인류 최강의 병사’로 불리는 조사병단의 상급 병사입니다. 냉철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동료들의 희생에 누구보다 아파하는 인물로, 팬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인기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거인과의 전투에서 보여주는 압도적인 전투력은 진격의 거인을 대표하는 명장면을 만들어냅니다.
지크 예거, 라이너 브라운, 에르빈 스미스, 히스토리아 레이스, 한지 조에 등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입장과 과거를 지니고 있으며, 이들의 복잡한 서사와 결정은 이야기의 깊이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소입니다.
전체 줄거리 요약
이야기는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인류가 ‘거인’이라는 괴생명체의 위협 속에 살아가는 세계에서 시작됩니다. 시즌 1에서는 엘런이 어머니를 거인에게 잃고 조사병단에 입단해 거인과 싸우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시기에는 인간 대 거인의 구도가 명확하며, 미스터리와 공포가 강조됩니다.
시즌 2~3에서는 거인의 정체와 벽 안의 진실이 서서히 밝혀집니다. 거인이 인간이라는 사실, 엘런이 ‘진격의 거인’의 힘을 계승한 존재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세계관은 급격히 확장됩니다. 조사병단은 벽 바깥 세계에 대한 단서를 찾아나가고, ‘마레’라는 또 다른 세력의 존재도 암시됩니다. 특히 ‘시조의 거인’과 ‘왕가의 피’라는 설정은 인류의 기억과 역사를 조작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최종 시즌 (Final Season)에서는 배경이 완전히 ‘마레국’으로 이동하면서 이야기의 시점이 확 바뀝니다. 그동안 ‘악’이라 여겼던 적들의 시점이 그려지고, 엘런은 인류 전체를 상대로 한 ‘지구 평정(지구 멸망)’ 계획인 ‘지구의 울림(지구 진동, 럼블링)’을 발동시킵니다. 그의 선택은 단순히 선과 악의 구분이 아닌, 자유와 복수, 평화와 파괴라는 복합적 가치관을 충돌시킵니다.
최종적으로, 아르민과 미카사, 조사병단의 생존자들은 엘런을 막기 위해 나서고, 엘런은 미카사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의 죽음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희생으로 받아들여지며, 인류는 다시 한 번 자유를 위한 기로에 서게 됩니다.
총평 – 인간의 본질과 자유에 대한 질문
진격의 거인은 단순한 액션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괴수물로 시작되지만, 결국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갈등, 역사, 민족, 복수와 용서, 자유와 억압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모든 캐릭터는 명확한 선악으로 구분되지 않으며, 그들의 선택과 행동은 각자의 과거와 환경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엘런 예거는 전형적인 영웅에서 독재자 혹은 테러리스트로 전환되는 복잡한 캐릭터로, 그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전개는 시청자에게 강렬한 질문을 던집니다. “자유란 무엇인가?”, “역사는 누가 쓰는가?”, “희생 없는 평화가 가능한가?”와 같은 질문은 진격의 거인을 단순한 오락물이 아닌, 사유의 작품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작화와 음악, 연출도 최고의 수준입니다. WIT STUDIO와 MAPPA 두 제작사의 합작을 거치며, 각 시즌마다 퀄리티 높은 전투 장면과 감정 표현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특히 Final Season에서는 성숙해진 연출력과 현실 정치의 은유가 더욱 뚜렷해졌으며, 이는 비단 애니메이션 팬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결론적으로 진격의 거인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넘은 걸작입니다. 스토리의 구성, 캐릭터의 심리 묘사, 세계관의 깊이, 정치적 은유 등 모든 면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오랫동안 회자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거인을 넘어서, 인간의 내면과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 이 작품은 지금 이 시대에 꼭 봐야 할 애니메이션입니다.